이제부터는 베이비 부머 세대의 영어 정복 이야기를 해나가려고 한다. 세계의 주요국들을 살펴볼 때 대체로 일본인들이 영어를 가장 잘 못하고 그 다음이 한국 사람 쯤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는 교착어인 한국어/일본어가 인도 유럽어 계통인 영어와 문법 구조나 어순 체계 등이 많이 다르기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영어를 가장 잘 못하는 일본으로부터 강점기 동안에 한국으로 잘못된 영어가 전해진 것이 어찌 보면 가장 정확한 설명일 것 같다. 일본인들로부터 배운 영어가 어떻게 왜곡이 되었는지는 연재를 통해 상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배운 방식으로는 영어는 독해, 문법, 단어, 작문 등은 일정 수준에 달하면 쉬운데 회화가 참으로 어렵다. 필자 역시 지금 은퇴할 때까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수십 년에 걸쳐 영어를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영어였고 성적도 가장 좋았다. 당시 유수한 고등학교에서 전교 최상위권을 유지했으니 영어를 잘 하는 줄 알았었다.
그러다가 대학교에서 토플 영어라는 역시 책으로 하는 영어 공부, 이후 고시 영어(당시 행정, 사법 고시의 1차 필수 과목) 라고 똑 같이 문법, 단어, 독해 위주의 학습을 통해서 성적은 항시 상위 그룹이었다. 그리고는 직장에 들어가면서 그런 방식으로 배운 영어는 손을 놓게 된다.
직장에서 승진 시험 때 다시 영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기회가 있었다. 아쉬운 점은 이때도 토익 등 어느 정도 실용적이면서도 공인된 시험 성적을 요구했던 게 아니라 옛날 방식의 고리타분한 문법/독해/단어 위주의 시험을 보게 되어 우리는 영원히 잘못된 영어 학습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영어를 교정할 마지막 기회까지 놓쳤다.
이후 중국어를 공부하고 연수 시험에 합격하면서 국내외 2년 과정으로 중국에서 어학 연수를 마쳤다. 중국어 역시 당시 중문과 출신 동기생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는데도 그중에 가장 좋은 성적이었으니 어학에는 분명히 소질은 있다고 생각한다. 영어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중국어 얘기로 돌린 것은 영어와 중국어 학습에 대한 비교를 하기 위함이다.
중국어는 영어와 달리 처음부터 회화로 배웠다. 필자가 중국어를 시작한 시기가 1990년대 초반, 그때만 해도 한국의 어학 교육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단계였지만 적어도 중국어 일본어는 영어와 다르게 먼저 말부터 시작하는 방식으로 가르치고 배웠다. 영어를 시작한 방식과는 천지 차이였던 것이다. 중국어는 영어와 달리 2~3년을 집중해서 습득하자 일상 회화에 있어서 우리말과 대등한 수준, 진정 bilingual이라고 할만한 단계까지 도달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이 연재를 통해 영어를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 지를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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